앞서 1편을 엄청 재미있게 봤지.
상상력을 최대한 발휘해가면서 봐야하는 작품이라서 모처럼 머리속을 활짝 열고 보는 재미가 쏠쏠했었지
2편까지 다 보고 나니..
뭔가 약간 아쉽다는 느낌?
상황들을 많이 만들어만 놓고 제대로 막판에 연결을 하지 못한 듯?
특히 인물들과의 관계는 그다지 자연스럽게 설명되지 않은 듯하다.
중간중간 소개되지 않는 관계들은 독자가 알아서 판단하면서 읽어야 할 듯..
전체적으로는 지옥과 사탄이라는 구성을 너무 과도하게 가져다 붙인 것같다는 생각이다.
아예 처음부터 땅속 이종족과의 싸움,
땅속이라는 새로운 세계를 둔 지배권싸움 등으로 좀더 한정시키는 것도 괜찮았을 텐데.
지옥, 사탄 이라는 구성을 두는 바람에 이것도 애매해진 듯하다.
분명히 책속에 등장하는 땅속 종족들 헤이들의 행동은 끔찍하지.
그런데 그게 인간의 관점에서 보면 끔찍할 뿐이지만
땅속에서 식물들 없이 단지 고기만 먹고 살아야하는 헤이들의 입장이라면
인간들도 단순히 가축과 같은 음식용 고기들일 뿐인데
이를 무조건 악마니 사탄이니 말할 수는 없지 않을까?
어차피 살기위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 고착되어 온 것일 뿐이니까
물론 책속에서 그려내는 살육의 정황들은 끔찍하다.
죽음에 이르는 과정을 단순히 그려내는게 아니라 가급적 끔찍하게 훼손시켜가면서 그려가고 있어
인간의 시각으로는 그 자체만으로도 지옥도가 따로 없다
근데 이는 단순히 살기 위한 과정일 뿐이고 그 안에서 이념이나 가치관 등이 포함되어 있는게 아니기에 정황을 제외하면 별 무리는 없어 보인다.
오히려 다르다는 것만으로 단순히 악마니 사탄이니 규정해버리는 책의 기본 개념이 더 무리스러웠다는 느낌이다 .
헤이들을 악마로 규정하는 인간들도 결코 천사로 볼 수 없다는거.
오히려 책은 인간들의 행동이 더욱 악마가 아닌가 하는 확신을 주고 있다.
자기와 다르면 배척하고 없애버리고
자기의 목적을 위해서 생명쯤이야 하찮게 생각하는 것을 보면
결국 그게 더욱 악마스러운 짓일 수 밖에..
계속 책을 읽어가면서
웬지 나는 헤이들을 옹호하고 싶다는 생각이 불끈불끈..
그냥 놔두면 되는데
놔두지 못하는 게 사람들이지..
같이 공유하고 살면되는데
무조건 다 가져야 하는 사람들. 웬지 책은 인간들을 비판하고 있다는 느낌이 크다.
책이 중심이념으로 삼아온 사탄은 책속에서 또다른 숙주를 찾아 계속 이어가는 것으로 가능성을 남겨주었다
깔끔하게 사탄이 죽었다는 걸로 결론을 내기는 작가로서도 힘들었겠지..
그 결론을 위해 도대체 왜 지하로 뛰어들었는지 이유조차 모호한 관계가 등장하는 것이고 ...
이런 점에서 책의 얼개가 그다지 완벽하지는 않다는 결론이 나오는 거지
그런데 이 영화를 헐리우드에서 영화로 만들고 있다는데
이걸 어떻게 만들지?
정말 잘 만들지 않으면 단순한 b급 영화밖에 안될텐데..
또 확실한 가치관을 담아주지 않는다면 정말로 이도저도 안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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