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소리 더 잘 들으려고 눈을 감는다
어둠 속을 더 잘 보려고 눈을 감는다
눈은 얼마나 많이 보아 버렸는가
사는 것에 대해 말하려다 눈을 감는다
사람인 것에 대하여 말하려다 눈을 감는다
눈은 얼마나 많이 잘못 보아버렸는가.
'눈' -천양희(1942~
이 시를 설명해주는 글에 이문재 시인은 거대도시에서 아등바등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몸으로 살지 못하고 눈을 산다고 썼습니다. 거대 도시는 시각에 의한 시각을 위한 시각의 제국이기 때문이라는 설명도 붙었습니다.
저도 정말 하루종일 눈만 혹사시킵니다.
눈이 없으면 하루가 이뤄지지 않는다고도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눈때문에 다른 것들을 잊고 산다는 것은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오늘처럼 비오는 날 컴퓨터 모니터에만 빠져있지 말고
가만히 눈을 감으면 빗소리가 마음에 와 닿습니다.
울 덩개들이 빗속에서 웅크리고 있는 모습이 가슴에 그려집니다.
가만히 와서 닿는 바람도 참 부드럽습니다.
민소매 어깨에 와서 닿는 이 느낌이 차갑습니다.
눈이 아니어도 참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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